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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시절에 우리나라 업체가 해외에서 SW사업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지금은 국내 SW업체가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고 해서 "아 그러십니까, 대단하시네요! 한국SW도 이제 세계로 나가야죠"란 대답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시절이라고.

들어보니 이런 얘기였습니다. 해외에서 잘해보겠다고 해도 일단 가능성에 대해 의심부터 하고 본다는 겁니다. 분위기 파악 못하고 해외에서 성공하겠다는 식의 얘기를 함부로 했다가는 주제파악 못하거나 사기꾼 소리 듣기 딱 좋다는 말까지 들립니다. 미디어에서도 국내SW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외면받는 아이템중 하나라고 하는군요.

국내 SW업체들의 해외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싸늘해 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저는 제니퍼소프트가 일본에서 열심히 SW사업을 하고 있고 나아가 그림도 크게 그리고 있다는 말을 꺼낼까 하는데 읽는분들께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모르겠습니다.

주제 파악 못한다는 얘기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만 사기꾼으로 취급받는 상황만은 피하고 싶습니다.^^ 그저 제니퍼소프트 멤버로 일본에서 직접 뛰면서 겪었던 경험담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니퍼소프트가 일본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2006년 9월입니다. 이제 2년반 정도가 지났군요. 일본 지사에선 현재 3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물으신다면 당장은 보여줄게 많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단기 매출보다는 안정적인 채널 파트너들을 확보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부었거든요. 정말이지 지사 만들고 2년 정도는 돈벌이보다는 미래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집중했습니다.
중간중간에 매출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단발성이었습니다. 팔고나면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것인지 지난해말부터는 의미있는 성과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추가 구매 의사를 밝히는 고객들이 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제니퍼소프트는 지난해 일본에서 2천만엔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돈으로 치면 2억원이 조금 넘는군요.

제니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 제니퍼를 팔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는 깔아놓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고정 고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한국 업체가 일본에서 SW사업하기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문화가 우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제품 들고 가면 처음에는 대부분 안만나줍니다. 이럴 경우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 받아야 하는데, 이런 인맥을 처음부터 갖추는게 쉽지 않습니다. 인맥이 있다고 해도 이를 구매까지 연결시키는데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한국은 2~3개월이면 되는데, 일본에서는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정도 시간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게 일본 시장입니다.

결국 일본에 진출하려는 SW회사는 2년간은 투자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정도의 자금력을 갖추고 판매 보다는 기술 지원 체계에 공을 들일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이걸 참지 못해 서두르다보면 헛발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거죠.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거꾸로 한번 구축된 신뢰는 비교적 오래가는게 일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잘 통하는 편인 '빨리빨리', '대충대충'의 마인드로는 뚫기가 어렵습니다. 비용과 효율성의 잣대로 보면 이해가 안될 수도 있지만 제가 경험한 일본 IT산업 문화는 대충 이러했습니다.

국내 많은 SW업체들이 이런 문화장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제품은 물론 영업, 자금력, 기술 지원까지도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들어와야 하는데 제품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좋은 총판을 잡고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사례가 많았던 듯 합니다. 서두르다 생긴 시행착오였습니다.

잘하면 기회도 있었을텐데... 그런만큼, 앞으로 일본에 들어올 국내 SW업체들이 있다면 2년 정도는 매출보다는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주십시요~~~

일본 고객들은 좀 까다롭습니다. 설치 지원을 나가면 한국은 고객사 담당자들이 우리한데 권한을 던져주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은  엄격한 편입니다. 지원 업체는 기계 자체를 못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옆에서 말만 하고 타이핑은 고객사 담당자가 하는 장면은 절대 가상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실제 벌어지는 풍경들입니다.

일본 고객들은 또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신기술 확산이 한국보다 느린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 싶습니다.

유지 보수 비용만 놓고보면 일본은 기분이 좋아지는 나라입니다.  일본 고객들은 보통 유지보수 계약을  5년정도 하는데, 깍거나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줄건 확실하게 주는 편입니다. 유지 보수 계약을 5년 정도하는게 관행이란 말은 뒤집어 표현하면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망하지 않고 오래갈 수 있는 회사란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신뢰가 중요하다는 말을 흘려 들었다가는 큰일 나는 이유이기도 하죠.

요즘 한국에서 개발자 처우 문제가 이슈죠? 일본도 개발자들이 인기직종으로 분류되기는 힘들 듯 합니다. 시스템 엔지니어라면 몰라도 개발자는 좀... 어디서 본건데 일본에서 몇년차 평균 연봉 얘기할때 금융과 IT는 제외라고 합니다. 금융 너무 높아서고 IT는 그 반대라네요.ㅠㅠ

제니퍼소프트가 일본에서 보낸 지난 2년의 시간은 쉽지만은 않았던 현지 적응기간이었습니다. 그런만큼 올해는 성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살짝 공개하면 일본에서만 1억엔이 매출 목표입니다.

지난해보다 5배 성장인데, 해볼만한 승부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APM 시장은 아직 한국보다 성숙하지 않아 성장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큰 편입니다. CA 와일리를 제외하면 경쟁업체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제니퍼 내부적으론 제품 경쟁력과 기술 지원 체계를 앞세운다면 1억엔 매출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내년에는 더큰 매출을 올려야겠죠.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일본 매출이 한국을 따라잡는 시나리오도 그려놓고 있습니다.
이정도는 되어야 제니퍼가 해외 사업 제대로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에서 펼쳐질 제니퍼소프트의 행보를 계속 지켜봐주십시요.

From 이주현 과장 in JenniferSoft,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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