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사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주변에서 '고난의 행군' 소리가 들린다. 자꾸만 SW는 '어렵다' '어렵다' 하니까 아예 세뇌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정말로 SW산업 위기론이 팽배하다.
후배들도 떠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상황에서 SW사업에 대해 정적인 얘기를 하면 잘난척하거나 정신나간 사람소리 듣게되는 것은 아닐런지...
사실 SW기업 경영을 꿈꾼적은 없었다. 솔직히 살아오면서 사업하겠다고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다. 시작부터 엔지니어였고, 그것을 후회하지 않았고 나중에도 흰머리 휘날리는 엔지니어로 남고 싶었다.
인생이란 참 묘하다.
2004년인가, 사업한번 해볼까 딱한번 고민했는데 그게 인생항로를 바꿔놨으니.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IT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있던 나는 예정에 없던 SW사업 경영자란 명함을 손에 쥐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묻는다.
왜 하필 SW사업이냐고? 답하기 쉬운 질문은 아니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90년말인가, 자바서비스넷에 올린 글인데, "모든 정보는 공유되어야 하고 기술은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썼다.
(http://www.javaservice.net/~java/bbs/read.cgi?m=resource&b=html&c=r_p_d&n=954060599)
정보와 기술은 궁극적으로 보편적인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더불어 함께 나누는 것이며, 적어도 우리들에겐 삶의 성취감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이런 생각은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제니퍼와 같은 SW솔루션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우리가 하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해줄 것이다. 이것은 제니퍼의 철학이며 비전이기도 하다. 이같은 생각에 직원들이 합의해주고 서로 공유하는 것이 사업에 보이지 않은 경쟁력임을 믿는다. 제니퍼소프트를 이런 문화가 깔린 회사로 키워보고 싶다.
한국에서 SW사업하기 쉽지 않다. 인정한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이것도 한번 깨보고 싶다. 불행하다 느끼는 엔지니어들에게 선배로서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면, 그들로 하여금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를 제시해줄 수 있다면 SW사업하는데 있어 최고의 짜릿함이 될 것이다.
제니퍼는 조금씩 조금씩 걸어가고 있다. 작지만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도 내고있고 우리의 비전을 받쳐줄 기업 문화도 만들어나가고 있다. 물론 한계도 느낀다. 솔직히 모르는게 너무 많다. 직원들 한명 한명이 빛을 내기 바라지만 이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다독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일본과 미국에 가려고 하는데, 내가 가진 역량으로 과연 가능할까란 질문도 던지게 된다. 역시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다.
그래도 되돌아보면 다행스러울 뿐이다.
창업 3년만에 APM 시장에서 제니퍼란 이름을 많이 알렸고 14명의 직원들도 생겼다. 매출도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의미있는 해외 매출도 잡힐 것 같다.
누가 그랬다. 희열은 무언가를 달성한뒤 얻는게 아니라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제니퍼소프트는 지금 과정에 서 있다. 과정만 놓고보면 나와 제니퍼의 SW사업은 지금까지는 짜릿했다. 미래를 벌써 예상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과정을 느끼고 즐기면되는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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